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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사제서품을 앞두고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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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임 작성일14-08-13 23:27 조회3,2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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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제 서품을 앞두고 쓴 최 민호 마르코 신부의 글 

 

나를 따라 오너라

(마태 4장 19절)

 

'내가 정말 무기력해지고 힘든 그 순간! 마지막으로 찾아 간 곳은 친구도 가족도 아닌 …… 바로 하느님, 어떤 모습이건 어떤 상황이건 나를 따스하게 받아주시는 나의 하느님 앞이었습니다.'

 

이 글을 사직하기 전에 그동안 변함 없는 사랑으로 저와 함께 해 주신 주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누군가 내게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하느님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제가 이런 고백을 하기까지 교만하고, 부족한 저는 참 많이도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습니다. 때로는 엄마처럼 따스하게 다가오시는 하느님께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기 일쑤였고, 아버지처럼 든든하게 다가오시는 하느님께 반항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부족한 제 모습을 나무라거나 탓하시지 않고, 끝없는 사랑과인내로 언제나 먼저 제게 찾아오시고, 끝까지 제 곁에 함께 하시어 힘과 위로가 되어 주셨고 또한 부족한 저를 당신의 도구로 키워주셨습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가 온 세상 만물을 키워내듯이 사제직을 준비해 온 모든 시간 안에 하느님은 은총의 단비로 저를 키워내셨습니다. 그 소리 없는 은총의 선물을 통해 사제직은 제가 잘나고, 제가 뭔가를 잘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불러 주시고 키워주셨기에 받을 수 있었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사제직을 준비하며 참된 사제의 삶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물음에 머물러 보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될까?”

“참된 사제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30일 영신수련과 프라도 사제회 관심 신학생 모임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참된 사제의 모습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그 무엇을 닮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예수님을 닮을 수 있을까? 이런 의문 중에 '나를 따라 오너라'라는 주님의 말씀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라갈 때 예수님을 닮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아닌 다른 것을 따라 갈 때에는 예수님을 닮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힘겹게 살아갈 때의 제 모습은 제가 예수님을 따르기보다는 예수님이 저를 따르기를 강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늘 제가 앞장서서 예수님께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제가 영광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이었고 늘 예수님보다 앞서가려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앞서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고집을 부리다가 그런 제 뜻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면 힘겨워하며 쉽게 포기하려는 저였습니다. 

 

이러한 제게 '나를 따라 오너라'라는 예수님이 말씀은 사제로써의 삶에 희망이며 목표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길로 해서 가야만 예수님과 함께 갈 수 있음을........ 바로구유,십자가, 감실의 길을 걸어야 하는 여정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는 데에는 프라도회의 슈브리에 신부님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른 다는 것은 구유 안의 그분처럼 가난하게 되는 것, 죄인들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상의 그분처럼 못 박히는 것, 성체 성사 안에 그분처럼 먹히는 것입니다. 사제는 구유, 십자가, 감실의 신비를 삶을 통하여 사람들 가운데 생생히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다른 예수 그리스도가 되어야 합니다. 외적으로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예수 그리스도의 덕행과 가난, 고통과 기도, 사랑을 재현해 내야만 합니다. 구유의 가난하신 예수 그리스도, 수난으로 고통을 겪으신 예수 그리스도, 성체로 먹히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현해 내는 것이 사제의 삶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얼마나 가난하였는지 보아야겠습니다. 예수님이 어떻게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지 보아야겠습니다. 예수님이 어떻게 우리를 위하여 아무 말 없이 우리에게 먹히는지 보아야겠습니다. 바로 매일의 묵상과 복음 연구를 통해서 바라봐야겠습니다.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헐벗은 사람이며, 십자가에 못 박히는 사람이며, 먹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살아 갈 때 복음을 따라가는 참다운 사제의 모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매일의 묵상과 복음연구를 통하여 예수님의 삶 전체를 따르며 예수님을 닮은 사제가 되고자 합니다. 

 

언제나 저를 사랑해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주님! '나를 따라 오너라'라는 말씀을 평생 간직하며 당신을 닮은 참다운 사제가 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예수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그분이 가시는 곳마다 따라가고, 그분이 하시는 것을 다하며, 결코 그분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에 있어서 그분을 본받는 것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완전히 그분을 닮아, 또 하나의 그분이 되는 것이다'(슈브리에 신부님 영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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